파킨슨병 정의, 증상, 진단, 치료
파킨슨병은 뇌흑질 도파민계 신경이 파괴되어 운동 장애를 유발하는 퇴행성 뇌 질환으로, 주요 증상은 떨림, 느린 움직임, 경직, 자세 불안정 등이 있습니다. 진단은 신경학적 검사와 병력 청취가 중심이며, MRI 및 PET 검사는 보조적으로 사용됩니다. 치료는 약물요법(레보도파, 도파민 수용체 효현제 등)과 규칙적인 운동, 심리적 안정, 개별화된 치료 계획이 포함됩니다. 약물 부작용과 진행성 증상 관리가 필요하며, 신경 보호 약물이 연구 중입니다. 심리적 충격을 줄이기 위해 환자 동호회 지원도 중요합니다.
1. 파킨슨병이란?
파킨슨병은 뇌간의 중앙에 존재하는 뇌흑질의 도파민계 신경이 파괴되어서 사람의 움직임에 장애가 나타나는 질환을 말합니다. 도파민은 뇌의 기저핵에 작용하여 우리가 원하는 대로 신체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 물질이 부족해지면 운동 기능에 이상이 생깁니다. 파킨슨병의 증상은 뇌흑질 치밀부의 도파민계 신경이 60~80% 정도 소실된 후에 명확하게 파킨슨 병이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파킨슨병은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뇌 질환입니다. 60세 이상에서 1%의 유병률을 보이고,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발병률이 증가합니다.
주요 증상으로는 손이나 발의 떨림(진전), 근육의 경직, 느린 움직임(서동), 자세 불안정 등이 있습니다. 초기에는 증상이 경미할 수 있지만, 퇴행성 뇌 질환의 특성상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악화되면서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비운동적 증상으로는 우울증, 수면 장애, 변비, 후각 저하 등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유전적 요인보다는 환경적 요인과 노화가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대부분 원인을 명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40대나 50대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발생한 경우는 유전적 요인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로 약물 요법과 물리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하고 병의 진행을 늦추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2. 주요 증상
떨림(tremor) : 파킨슨병 환자에서는 안정시 떨림(resting tremor)이 나타납니다. 안정 시 떨림은 환자가 자신의 손에 특별히 관심을 두지 않고 다른 일을 하고 있을 때 나타나는데, 손을 이용하여 글씨를 쓰거나 숟가락질을 할 때는 떨림이 나타나지 않다가 TV를 시청하거나 걸을 때 손에 이상한 떨림이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환자를 진찰할 때는 편한 자세로 앉혀서 다른 곳으로 관심을 유도하면서 환자의 손이 떨리는지 아닌지 관찰하면서 증상이 나타나는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리의 떨림은 보통 누워있거나 편히 앉아 있을 때 잘 나타나고, 서있는 것과 같이 몸무게를 다리로 지탱하는 경우에는 사라지는 것을 특징입니다. 어느 정도 파킨슨병이 진행이 되면 얼굴, 입술, 턱에도 떨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떨림의 빈도는 나이가 적을수록 빠른 속도를 보입니다. 몸의 한쪽 편에서 시작해서 점차적으로 반대편으로 진행되는 것이 파킨슨병의 운동 증상의 주된 특징입니다. 떨림 이외의 뻣뻣함이나 동작의 느려짐도 한쪽에서 나타나서 반대편으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안정 시 떨림 이외에도 자세성(postural tremor)이나 행동성 떨림(action tremor)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동작의 느려짐(bradykinesia) : 움직임이 느려지는 것도 주로 발생하는 증상 중 하나입니다. 파킨슨병 환자의 동작의 이상은 주로 처음에는 움직임이 빠르다가 점점 움직임의 속도가 줄어들고 그러다가 점차적으로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가 되는 증상을 말합니다. 이런 동작의 이상 및 특히 무운동 상태(akinesia)가 환자의 장애(disability)를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이 됩니다. 이와 같은 동작의 느려짐도 위의 떨림 증상과 마찬가지로 한쪽 편에서 주로 나타나다가 반대편으로 진행이 됩니다. 걸을 때 팔 흔들고 걷기가 잘 안되어서 한쪽 팔만 주로 흔들면서 걷는 증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주먹을 쥐었다가 펴라고 하거나 엄지와 검지를 서로 반복적으로 마주치게 하던지 발굴르기를 시켜보면 처음보다 동작의 느려지거나 동작의 횟수가 줄어드는 증상을 보입니다.
경축(Rigidity) : 경축이라는 것은 관절을 구부리고 펼때 뻣뻣한 저항감이 느껴지는 것을 말합니다. 거의 대부분의 파킨슨병 환자에게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이 증상을 측정하려면 환자가 편안한 자세도 있도록 하고, 검사자가 관절을 돌리면서 관절에서 저항감을 측정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경축의 형태는 저항감이 수동적 운동을 시킬 때 일정하게 나타나는 납파이프형의 경축(lead pipe rigidity)과 저항감의 일정한 패턴으로 늘었다가 줄었다가 하는 톱니바퀴형의 경축(cogwheel rigidity)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납파이프형 경축은 납 파이프를 구부릴 때와 같은 뻑뻑하고 뻣뻣한 경직상태를 말하고 톱니바퀴는 말그대로 톱니바퀴처럼 근육이 교대로 수축이완을 반복하면서 일어나는 갑작스러운 움직임을 말합니다. 이와 같은 경축은 강직(spasticity)과 구별하기 힘든 경우가 많은데 강직의 경우에는 움직이는 속도에 따라서 근육의 긴장도(muscle tone)의 변화가 오게되므로 저항감이 다양하게 변화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인지 기능의 장애 및 정신 증상 : 인지 기능의 장애나 정신 증상의 경우도 파킨슨병에서 비교적 흔하게 보이는 증상이며, 운동 증상만큼이나 치료가 어렵습니다. 인지기능 장애를 일으키기 때문에 치매로 이어집니다. 파킨슨 환자에서의 치매의 유병률은 보고에 따라 다르지만 20∼30% 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고의 흐름이 느려지고, 수행 능력의 장애와 공간 지각력의 장애가 잘 나타납니다.
기억력의 장애에서는 독특한 특징을 보이는데 언어나 시각적 기억력 검사에서 자유회상을 할 경우에 장애가 현저하게 나타나지만, 말로서 힌트를 줄 경우에는 높은 회상률을 보이는 특징을 나타냅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기억을 저장하고 유지하는 데는 이상이 없는데 인출해 내는데 장애가 있어서 나타난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근육이 굳듯이 뇌의 기능도 굳어버리는 현상 같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인지 기능의 장애와 치매는 연령이 많고 우울증상이 동반된 경우에서 더 많이 발생합니다.
우울증은 파킨슨병 환자의 30∼60% 정도에서 나타나는데 운동증상에서 나타나는 동작의 느려짐과 얼굴 표정이 줄어들거나 없어지는 것과 구별하기가 힘든 것이 특징입니다. 아픈 환자의 경우 자신이 앓고 있는 병 때문에 우울할 수가 있는데 파킨슨 환자의 우울 증상이 더 많이 나타나는 것이 특이합니다. 아마 뇌의 근육, 뇌의 활성화와 연관이 있어 보입니다. 때로는 감정의 불쾌감, 슬픈 감정과 동반되어 흥분된 모습을 자주 보입니다.
수면 장애 : 낮에 많이 졸리움을 호소하는 수면 장애가 많이 나타납니다. 잠들기가 힘들다거나 빠른 안구운동 수면 행동 이상증(REM sleep behavior disorder)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3. 진단 방법
파킨슨병의 진단에는 신경과 전문의의 병력청취와 이학적, 신경학적 검사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 밖의 다른 검사법들은 대부분 보조적인 수단으로 파킨슨병 자체를 진단하는 목적보다는 파킨슨병과 혼동될 수 있는 다른 질환이나, 파킨슨병을 일으키는 2차 원인을 찾는 목적으로 사용합니다. MRI 소견으로 나타나는 뚜렷한 특징은 없습니다. MRI는 주로 뇌졸중 등으로 인한 이차성 파킨슨증이나 파킨슨증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신경퇴행성질환과의 감별이 필요할 때 사용됩니다. 일반적인 SPECT 검사는 파킨슨병의 진단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β-CIT라는 특수한 화학물질을 이용하여 검사하면 아주 민감하게 파킨슨병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이 검사의 장점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초기 파킨슨병 환자에서도 이상 소견이 나타나며, 병의 진행과정에 따라 병의 진행 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PET 검사 역시 β-CIT SPECT와 비슷한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검사비가 비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환자의 병력을 청취하고 시진이나 촉진나 타진 등의 이학적 검사를 통해 환자의 이상 유무를 진단하고 있습니다.
4. 치료 방법
주로 약물 치료를 많이 하지만 약물 치료외에 일반적인 치료법도 병행하여 사용합니다.
첫째는 환자를 가능한 오래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유지하라는 것입니다.
둘째는 환자의 증상, 기능, 직업, 가정이나 사회 생활을 고려하여 치료로 얻을 수 있는 장점과 치료로 인한 부작용이나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잘 고려하여 치료하는 “치료의 개별화”를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설명을 한다면 레보도파는 5년 이상 사용하면 약으로 인한 부작용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나이가 65세 미만이라면 다른 치료 약물을 먼저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야하는 것이며, 같은 나이라도 직업이나 일상 생활에 지장이 없다면 신경 보호 약물만 투여하면서 효과를 관찰해 볼 수 있으나, 나이는 적어도 정상적인 직업 생활이 안 되어 빠른 증상 호전을 원한다면 대증 치료 약물을 조기에 사용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셋째는 신경 보호 효과가 있다고 증명된 약물이 있다면 사용을 검토하라는 것입니다. 현재 신경보호 효과를 위한 약물 치료가 많이 연구되고 있으며, 항산화물 이외에 항염증 작용의 약물, 신경보호인자, 세포고사(apoptosis) 억제 약물, coenzyme Q 등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 확실한 증거가 있는 약물은 없는 상태입니다.
넷째는 활동성을 가지고 움직이도록 용기를 주는 것입니다. 운동 증상으로 인해 움직임이 줄어들 수 있어, 환자가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규칙적인 운동을 시도해보는 것이 권장됩니다. 맨손 체조와 같이 온몸을 펴줄 수 있는 운동이 좋습니다. 식사에서는 특별히 제한할 필요는 없으나 레보도파를 오래 복용한 경우 약물에 대한 반응이 일정하지 않을 수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단백질 섭취를 줄이거나 낮에는 저단백 식이를 주고 밤에는 고단백 식이를 주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하며, 식사 전에 약물을 투여하는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이는 의료진과 상의하여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심리적인 안정이 필요하며 병의 경과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환자 동호회 참여를 통해 정보 공유와 정서적인 지지를 받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초기 환자가 진행성 환자를 만날 경우에는 충분히 병의 경과를 이해하고 난 후 만나게 하는 것이 옳을 것으로 생각되며, 경증 환자가 중증 환자와의 만남에서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낄 수 있으므로, 이러한 만남은 병의 경과를 이해한 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약물치료로는 가장 대표적인 약물인 레보도파 제제 이외에 도파민 수용체 효현제, B형-단가아민 산화 억제제, COMT차단제, 항콜린제, 아만타딘, 아데노신 수용체 억제제 등의 약물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파킨슨병의 약물 치료에는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으며 운동 장애(movement disorder)를 전문으로 하는 의사들 사이에서도 다른 의견을 보이기도 합니다. 레보도파가 치료에서 가장 효과적인 대증 치료 약물입니다. 그런데 레보도파 치료를 받은 파킨슨병 환자는 결국 약물 반응이 일정하지 않고 약물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현상(flutuation)이나 약물에 의한 이상 운동 항진 증상(dyskinesia)을 겪게 되기도 합니다. 도파민 수용체 효현제( Dopamine agonists)는 레보도파와 함께 보조 치료 약물(adjunctive therapy)로 사용될 때는 가장 효과적이나 이전에 어떠한 치료도 받지 않은 초기 환자에서는 레보도파치료보다는 효과가 떨어집니다. 그렇지만 최근 신경 보호 효과라는 측면에서 초기 환자에서 단독으로 투여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