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C 치료제의 개발현황, 회사, 가능성
ADC 치료제, 암 치료의 새로운 희망
수십 년 동안 암 치료의 주류를 이루었던 전통적인 화학요법은 마치 융단 폭격과도 같았습니다. DNA 합성이나 세포 대사를 방해하는 강력한 화학 물질을 투여하여 빠르게 분열하는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방식이었죠. 하지만 이러한 세포독성 항암제는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 세포까지 무차별적으로 공격하여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구역질, 탈모, 면역력 저하 등 상상하기 힘든 고통을 환자들에게 안겨주었고, 치료 성공률 또한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마치 적군과 아군을 구분하지 못하고 무차별적으로 폭탄을 투하하는 것과 같았죠.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고민했고, 그 결과 마치 정밀 유도 미사일과 같은 혁신적인 치료법, 항체-약물 접합체(ADC)를 개발했습니다. ADC는 정상 세포는 건드리지 않고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차세대 항암제입니다. 마치 표적을 정확하게 조준하는 저격수처럼 말이죠. ADC는 암세포 표면에 과발현되는 특정 항원을 인식하는 단클론 항체에, 강력한 세포 독성을 가진 작은 분자 약물을 링커라는 연결 고리를 통해 결합시킨 형태입니다. 항체의 높은 표적 선택성과 약물의 강력한 살상력을 결합하여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도록 설계함으로써 치료 효과는 극대화하고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기존 화학요법보다 최대 허용 용량은 높이고 최소 효능 용량은 낮출 수 있어, 약물의 치료 지수를 넓힐 수 있게 된 것이죠. 즉, 더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ADC는 크게 세 가지 주요 구성 요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첫째, 암세포 표면의 특정 항원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단클론 항체, 둘째,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죽이는 강력한 세포 독성 약물, 셋째, 항체와 약물을 안정적으로 연결하고 표적 세포 내부에서만 약물을 방출하도록 조절하는 링커입니다. 특히 링커는 마치 자물쇠처럼 특정 조건에서만 약물을 방출하도록 설계되어 주변 정상 세포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최근에는 ADC의 효능을 더욱 높이기 위해 약물의 종류, 항체의 특성, 링커의 안정성과 방출 메커니즘 등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ADC 치료제 개발 현황, 어디까지 왔나?
ADC, 즉 항체-약물 접합체가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2000년, 'Mylotarg®(gemtuzumab ozogamicin)'라는 이름으로 FDA 승인을 받으면서였습니다. 이는 암 치료 분야에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죠. 하지만 기쁨도 잠시, 표적 항원이 간세포에도 일부 발현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안전성 논란에 휩싸였고, 결국 2010년 자진해서 승인을 철회해야 했습니다. 마치 잘 나가던 배가 암초에 부딪힌 것과 같았죠. 하지만 과학자들은 여기서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 끝에 2017년 9월, 새로운 요법으로 생물의약품 허가 신청 재심사를 거쳐 당당히 재승인을 받아냈습니다. 이는 ADC 기술의 잠재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죠. 그 이후로 ADC는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습니다. 현재까지 무려 14개의 ADC가 FDA 승인을 받았고, 특히 2018년 이후에만 10개의 약제가 승인될 정도로 개발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습니다. 지금은 유방암, 방광암, 자궁경부암 같은 고형암은 물론 급성 백혈병, 림프종, 혈액암 등 다양한 암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제약사들과 바이오텍 기업들도 이 매력적인 분야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습니다. Seagen(구 Seattle Genetics), Daiichi Sankyo, Genmab, ImmunoGen 같은 쟁쟁한 기업들은 물론, 국내에서도 삼성바이오에피스, HK이노엔, 레고켐바이오, ABL바이오 등이 활발한 연구를 진행 중이죠. 특히 레고켐바이오는 ADC 링커·페이로드(약물) 플랫폼 기술력을 인정받아 글로벌 기술 이전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ADC 치료제 중에서도 눈에 띄는 녀석들이 몇몇 있습니다. 로슈의 '캐싸일라'(Kadcyla)는 유방암 치료제로, HER2 수용체를 표적으로 삼아 강력한 약물을 암세포에 정확하게 전달합니다.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Enhertu'는 기존 HER2 표적 ADC보다 더 높은 약물 부착비(DAR)를 적용해 효과를 극대화했죠. 2023년에는 Seagen의 'Padcev'와 ImmunoGen의 'Elahere'도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국내 개발회사는?
1) 레고켐바이오
레고켐바이오, 이름만 들어도 가슴 뛰는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입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에서는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기술력을 자랑하며, 국내 바이오 업계의 자랑거리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레고켐바이오의 강점은 단연 자체 개발한 'ConjuAll™'과 'Site-specific Conjugation' 기술입니다. 이 기술들은 약물이 항체에 결합되는 위치와 비율을 마치 정밀 시계처럼 정확하게 조절할 수 있게 해줍니다. 덕분에 약효는 극대화하면서도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혁신적인 ADC 후보 물질들을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있죠.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레고켐바이오는 이미 수많은 글로벌 제약사들과 손을 잡고 파이프라인을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영국의 익수다 테라퓨틱스(IXS Therapeutics), 중국의 Zai Lab, 일본의 페가수스 테라퓨틱스 등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공동 연구 및 임상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 중입니다. 특히 2022년에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에 기술 이전한 ADC 후보 물질이 미국 FDA 임상 1상을 승인받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이는 레고켐바이오의 기술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레고켐바이오의 파이프라인을 살펴보면, 고형암 및 혈액암을 타겟으로 한 다양한 ADC 후보 물질들이 비임상 및 임상 단계에 올라 있습니다. 또한, 다수의 적응증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끊임없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죠. 이 모든 성과는 레고켐바이오가 끊임없이 기술력을 고도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온 결과입니다. 앞으로 레고켐바이오가 또 어떤 혁신적인 ADC 기술로 세계를 놀라게 할지 기대됩니다.
2) 에입비엘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는 독자적인 이중항체 플랫폼인 'Grabody-T'를 기반으로 차세대 항암 치료의 핵심인 ADC 개발에 뛰어든 국내 바이오 기업입니다. 이들의 접근 방식은 단순히 암세포를 공격하는 것을 넘어, 종양 주변의 미세 환경까지 조절하고 면역 반응을 활성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됩니다. 이 기술을 통해 에이비엘바이오는 기존 ADC의 한계를 뛰어넘어 더욱 강력한 항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후보 물질들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정밀 타겟팅과 우수한 약물 전달력을 동시에 확보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했고, 현재는 다양한 암종을 타겟으로 한 후보 물질들이 비임상 및 초기 임상 단계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특히, 대표적인 ADC 후보 물질인 ABL202는 강력한 종양 살상 능력과 함께 종양 미세 환경 내 면역 반응을 증진시키는 이중 기능을 지닌 차세대 신약 후보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 물질은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협력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주목됩니다. 또한, ABL301과 같은 신경계 치료제 플랫폼을 ADC 개발에 접목하여 새로운 적응증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탐색하고 있습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글로벌 파트너링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유럽과 미국의 유수 글로벌 제약사들과 기술 검토 및 공동 연구 협의를 진행 중이며, 기존 이중항체 기술 이전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ADC 분야에서도 조기 기술 이전 및 공동 개발 기회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적인 움직임은 에이비엘바이오가 차세대 ADC 시장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으며, 앞으로의 임상 성과와 기술 수출 여부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ADC 치료제 시장, 미래 성장 가능성은?
항체-약물 접합체(ADC) 시장은 마치 거대한 파도처럼, 거침없이 몰아치는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2017년, 15.5억 달러 규모였던 시장은 꾸준히 몸집을 불려 2025년에는 75억 달러, 그리고 2030년에는 무려 150억 달러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 수치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 ADC가 가져올 미래 의료 혁신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의 배경에는 고령화 사회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2050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6%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곧 더 많은 질병과 암 발병 위험 증가로 이어지고, 효과적인 치료제에 대한 수요를 더욱 끌어올릴 것입니다. ADC는 바로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차세대 항암 치료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ADC에 대한 연구 개발은 눈부신 속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2015년부터 항체 신약 접합체 및 관련 기술과 관련된 11,000건 이상의 특허가 출원 또는 승인되었으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얼마나 많은 연구자들이 이 분야에 매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현재 FDA 승인을 받은 ADC는 2020년 기준 9개에 불과했지만, 전임상 개발 단계에 있는 ADC는 200개가 넘습니다. 이는 앞으로 더 많은 ADC 치료제가 환자들에게 희망을 선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